억 인민에게 무상급식하라(모택동)

억 인민에게 무상급식하라(모택동)  1949년 모택동은 중원의 새 황제로 등극한다. 자존심 엄청 상하게도 새 황제에게는 도무지 천자(天子)의 위엄이 없었다. 소련과 미국이 하늘의 하늘로 군림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련이 새 황제의 등극을 축하한다며 북쪽 하늘의 먹구름 사이로 번개 낫과 천둥 망치를 언뜻언뜻 내비치다가, 느닷없이 붉은 깃발의 깃봉을 동쪽의 작은 땅 위로 쭉 뻗쳤다. 오랑캐로 오랑캐를 잡는다는 중국의 전통적인 수법을 비웃으며, 유라시아의 새 지배자 소련은 유라시아의 동쪽 오랑캐 중국과 아메리카의 북쪽 오랑캐 미국을 한반도의 자루 속으로 밀어 넣기로 작심했다.    모택동은 천자의 수염을 배배꼬았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독일과 일본이 꺼꾸러진 상황에서 세계 1위, 2위는 불가능할지언정, 3위로 등극할 절호의 기회였다. 게다가 고구려가 망한 지 1300년 만에 한족(漢族)으로서는 최초로 얻은 만주를 다시 빼앗길 수는 없었다. 트루먼은 넥타이를 풀고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그 역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늑대 히틀러의 입에서 간신히 건져낸 유라시아 양떼를 북극곰 스탈린의 쇠 울타리 안으로 고스란히 넘겨줄 수는 없었던 것이다.   모택동은 스탈린의 지원과 트루먼의 견제 덕분에 한차례 크게 실수한 맥아더로부터 만주를 지켜내자, 기고만장해졌다. 최소한 외부의 힘은 봉쇄되었던 것이다. 이제 누구도 중원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수 없었다. 천자의 위엄을 세계만방에 떨칠 수 없다면, 그렇다, 국내서 떨치면 될 일이었다. 모택동은 아직도 흰 연기가 나는 총부리를 노동자와 농민과 지주와 사업가와 지식인만이 아니라 잠재적인 최대 위협 세력에게도, 어제의 동지이자 부하인 공산당에게도 겨누었다. 죽은 스탈린과 똑같은 수법이었다. 소련군 대위 김일성도 똑같은 길을 갔다. 공간의 축이 아니라 시간의 축에 따르면, 그것은 진시황과 수양제의 수법이었다. 비무장 인민을 상대로 대살육의 공포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3천만은 8억 인구 중 새 발의 피인가!    “대약진! 공업대국, 여성해방! 8억 인민에게 무상급식하라!”  “핵무기를 개발하라. 원자탄도 개발하고 수소탄도 개발하라. 이것만이 소련과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나는 길이다.”    최고의 두뇌는 모조리 핵무기 개발에 동원되었고, 모든 남자는 미국과 소련의 침략으로부터 중원을 보호한다며 연안 지역의 공업시설을 모조리 뜯어서 내륙 깊숙이 서북으로 옮기는 일에 투입되거나 산업의 쌀인 철을 만드는 대장간에 투입되었다. 집안의 쇠붙이는 밥그릇과 밥솥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애국 사업장으로, 대장간으로 보내졌다. 여성은 누천년 가사에서 해방되어 더 이상 밥을 지을 필요가 없었다. 마을마다 거대한 솥이 걸렸다. 모두가 무상으로 한솥밥을 먹었다. “모택동 주석 만세! 황제폐하 만세!”    농사는 여자와 노인과 어린이의 몫이었다. 드디어 벌판에 황금물결이 넘실거렸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자와 노인과 어린이는 추수에 매달렸다. 그러나 근육의 힘이 태부족했다. 수확기계가 한 대도 없는 상황에서 맨손으로 추수하기에는 너무나 벅찼다. 남자란 남자는 모조리 거룩한 애국 사업에 투입되었기 때문에, 이윽고 황금벌판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무상급식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 사이에도 황제에게는 대풍의 통계가 속속 보고되었고, 수백만 톤의 곡식이 소련으로 수출되어 핵무기 부품과 핵무기 기술이 속속 도입되었다.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갔다. 모든 남자들을 동원해 뜯어간 공업시설은 생필품 만드는 데는 아무 소용이 없었고, 대장간에서 만든 어마어마한 흉물 쇳덩어리는 기계 제작에 쓰이기는커녕 떠돌이 엿장수로부터도 외면당했다. 3천만이 굶어 죽었다. 어쩌면 5천만! 모택동은 이보 전진 위해 일보 후퇴했다.    드디어 모택동의 명을 받들어 중국은 1964년 원자탄을 개발했다. 1967년에는 수소폭탄도 개발했다. 1970년에는 인공위성도 발사했다. 잇따른 대위업에 8억 인민은 환호했다. 1966년부터 모택동이 죽은 1976년까지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이들이 광란의 죽창을 다름 아닌 공산당을 상대로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감히 황제에게 바른 소리한 죄에 대한 징벌이었다.    북한에서는 공산주의 이론으로도 불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세계 유일무이의 공산왕조가 스탈린/모택동 체제를 대를 이어 60년이 넘도록 유지되고 있다. 이제 3대 세습을 공언하고 있다.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배급! 떠벌이더니, 아니나 다를까 스탈린과 모택동의 뒤를 좇아 2300만 중 300만을 굶겨 죽이고 기어코 핵무기를 개발했다. 인공위성도 발사했다고 주장한다. 큰소리 뻥뻥 치면서 서울바다 불바다를 제창하며, 얼빠진 세계 10대 부국을 여차하면 접수할 태세다. 북쪽의 동족 노예가 아니라 노예 주인을 향해 방실방실 민족과 평화를 외치며 자진해서 머리에 얼빠지게 만드는 생체 칩을 이식한 세계 10대 부국쯤이야, 여반장으로 3대 세습 기념으로 접수될지 모른다.    서풍의 옛 소식을 그리워하는지 북풍의 새 소식을 부러워하는지, 제 주머닛돈은 단돈 1만원도 꺼내지 않고 무상급식을 들고 나와 연간 약 7조 원의 혈세에서 뚝 떼어 입맛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나왔다. 전국적으로 그런 교육 빙자 정치꾼이 여럿 나왔다. 하루아침에 언론매체에 의해 은연중에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띄워지자, 그들은 나날이 즐겁기만 하다. 엘리스의 나라에서 내려온 타잔의 밧줄을 타고 단숨에 날아가, 지붕 위에서 사다리를 걷어차는 부자들의 발목을 잡았다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하고 있다.    2009년 현재 전국의 초중고특수학교는 모두 1만 1312개, 학생은 734만 명이다. 이들의 총 급식비는 4조 8040억 원인데, 이 중에서 학부모들이 실지로 내는 돈은 3조 187억 원이다. 62.8%를 부담한다. 나머지 1조 8천억 여원은 이미 국가가 세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무식하게 소외계층을 거들떠보지 않고 강제로 똑같이 돈을 걷어 급식 장사하는 나라가 아니다. 굶어 죽는 사람은 없지만, 도시의 저소득층과 농촌지역 학생을 어여삐 여겨 이미 국가가 만만찮게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빈부를 고려하지 않고 학부모 부담을 0%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700만 학생과 그들의 부모로서는 싫다고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 공짜라니까! 혜택을 받으니까! 700만 표 확보다! 결국 자녀를 고등학교까지 모두 졸업시켰거나 아직 취학 아동이 없는 세대가 낸 혈세로 또는 국가 부채로 전국의 학생들에게 급식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09년 재정규모는 세출기준 6조 7331억 원이다. 2010년은 6조 9188억 원이다. 2011년 예산은 6조 6157억 원으로 잡혀 있다. 세출기준으로 하면 7조원을 돌파할 것이다. 세입구조를 보면, 자체 순수 수입은 2009년에 고작 1769억 원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의 2.44%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중앙정부 이전수입 3조 6699억 원(50.59%), 지방정부 이전수입 2조 4559억 원(33.85%), 나머지는 지방교육채(공공부채), 이월금 등이다. 2011년 서울의 초등학생 50%에게 제공되는 무상(혈세)급식비는 1162억 원이다. 고등학생의 등록금으로 받은 순수 수입 1701억 원(행정 수수료 68억 원) 대부분을 초등학생들 급식으로 지원하는 셈이다. 교육의 중립과 자치를 위해 법률로 교육재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무조건 96%가 지원된다. 이 가운데 해당 지방자치 수장이 재량권을 가진 특별교부금은 4%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서울시장은 서울시 교육감에 대해 이 4%만의 목소리가 있다. 실질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시설사업비에서 1849억 원을 싹둑 잘라서 2010년 무상교육비 522억 원을 2011년에 2490억 원으로 늘려도 상급 기관은 기껏 파리도 잘 찾아오지 않는 서명운동이나 벌일 수밖에 없다. 교육의 중립과 자치를 위해 법률로 보장된 교육예산을 개인 또는 특정 이념 집단의 진실을 호도하는 인기 관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돈 버는 사람 따로 있고 돈 쓰는 사람 따로 있고, 정작 돈 내는 사람은 내면 낼수록 날마다 덜 냈다고 돌팔매질이나 당하고, 영광은 자기 돈 한 푼 안 내고 생색내는 사람에게만 돌아가기 시작하면, 정의는 패배하고 불의는 득세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정의의 심판을 받게 된다. 소련이 무너졌듯이, 8억 인구가 무상급식 기다리다가 떼죽음을 당했듯이, 또는 아일랜드가 주저앉았듯이, 유럽의 돼지들(PIGS)이 1년째 괴성을 지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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